작성일 : 13-05-13 01:17 글쓴이 : mouna 조회 : 450
[ 저기 먼 바다에서 참치잡이 배들이 참치 떼 위를 헤엄치는 한 무리의 긴부리돌고래들을 에워싼 후 거대한 망으로 포획했다.
작지만 강력한 쾌속정들은 이들의 주위를 돌면서 소리의 벽을 만들었다. 이 소리로 혼란과 공포에 빠진 돌고래들은 조용히 망 속으로 가라앉았다.
움직이는 눈만이 이들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고래 한 마리가 망 가장자리의 코르크 선을 넘었다. 그 순간 자유임을 깨달은 돌고래는 힘차고 넓게 꼬리를 휘저으며 앞으로 돌진했다.....
그런 다음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어 전속력으로 헤엄쳤다.....
아래로, 어두운 바다속으로 깊이 들어가다가 나중에는 높이 튀어 오르는 일련의 도약 속에서 수면을 뚫고 솟아오르기도 했다. ]
- 제프리 무세이프 메이슨 -
긴부리돌고래의 움직임은 인간들이 되풀이하는 연속적인 행위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본의 아니게 또는 가끔은 동의하에 스스로 구속당해서 활기를 잃는 순간, 우리는 탁 트인 공간을 갈망한다.
하지만 답답함과 공포감에 기운이 없어지고, 그물망의 가장자리가 어디인지도 확실하지 않게 된다. 자유를 얻기 전에는 이처럼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몸부림을 경험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돌고래처럼 우리도 자유를 얻는 즉시 그것을 깨닫는다. 그러면 내면의 힘에 압도당하고 기쁨에 겨워 더욱 힘차게 심연을 탐험한다. 이는 우리에게 표면을 뚫고 상상하기도 힘든 일체성 속으로 잠시나마 튀어 오르는 축복을 선사한다.
자연의 한순간 속에서 일어나는 이 과정은 칼 융이 말한 '개성화의 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분리된 개인의 존재의 전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깊은 한계들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우리에게 소명이 있다면, 그것은 이 그물망을 통과해 심연 속으로 뛰어든 다음 표면을 뚫고 솟아오르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