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5-15 00:06 글쓴이 : mouna 조회 : 388
<숫타니파타>는 가장 오래된 불교경전이다. 붓다의 가르침이 하나의 경전으로 체계화되기 그 이전의 거의 원형에 가까운 붓다의 육성이다. <숫타니파타>에는 난해한 불교 전문용어나 철학적인 딱딱한 개념이 전혀 없다. 그 대신 때로는 지루하기조차 할 정도로 순박한 글귀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 반복되는 글귀들을 통해서 우리는 맑고 청정한 기운을 느낄수 있다. 그러므로 <숫타니파타>를 읽을 때는 눈으로만 읽지 말고 가능하면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그러면 눈으로 읽는 것보다 몇 배나 더한 감동이 올 것이다.
? <숫타니파타>는 <담마파다 Dhammapade, 法句經>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붓다의 시 모음집이다. 그리고 연대적으로 본다면 <담마파다>보다 <숫타니파타>쪽이 훨씬 앞서고 있다. <숫타니파타>의 편찬년대는 대략 A.D. 3세기 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붓다는 자신을 결코 어느 특정한 종교의 교주라고 자처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도 깨닫도록 해주기 위하여 그를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추위를 가릴 옷 한 벌과 밥그릇(바리때) 한 개만을 든 채 길에서 살다가 길어서 사라져 간 이, 그가 바로 저 영원한 구도자의 상징인 붓다이다. 그는 무우수 나무 밑에서 태어나 보리수 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은 다음, 그 깨달은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하여 45년간을 바람처럼 살다가 그의 나이 80세에 사라수 나무 밑에서 조용히 열반에 들었다. 그런 그의 가르침이 뒷사람들에 의해서 하나의 묶음으로 모아졌으니 이것이 바로 붓다의 말씀 모음집인 <숫타니파타>인 것이다.
? <숫타Sutta>는 ‘말의 묶음’을, <니파타Nipata>는 ‘모음’이란 뜻으로 이 두 단어가 합하여 ‘말의 모음집Sutta-Nipata’이 된 것이다. 붓다가 열반에 든 후 그의 제자들은 그의 말을 좀 더 외우기 쉽게 운문시의 형식으로 간추렸다. 이런 식으로 초기의 불교경전은 문자의 기록이 없이 구전(口傳)에 의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갔다. 그러므로 구전 속에는 붓다의 음성 속에 담겨져 있던 영적인 파장도 그대로 전해져 갔던 것이다.
<숫타니파타>의 시구들 가운데 비슷한 구절이 많고 반복 글귀가 잦은 것은 구전되어 오던 것이 그대로 문자화되었기 때문이다. 구전의 경우 동일한 구절의 일정한 간격을 둔 반복은 중요한 내용의 강조에 아주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눈으로 읽지 말고, 소리내어 읽으라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숫타니파타>가 원래 구전이었기 때문이다.
<숫타니파타>는 5장 72묶음 1,149편의 시(詩)로 짜여져 있다. 그러나 각 장을 이루고 있는 72개의 묶음들을 보면 내용의 일관성이 전혀 없고 묻는 상대에 따라, 또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사정에 알맞게 즉흥적으로 읊어진 시들이 그 대부분이다. 그래서 다른 여타의 불경들처럼 그 내용에 알맞은 어떤 특정한 제목을 붙이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 ‘말의 모음’이라고 일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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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타니파타 (민족사, 석지현옮김) 중에서 -